[공지] '묵쌤의 위로' 는 이런 뜻입니다. 2018.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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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묵쌤의 위로' 는 이런 뜻입니다. 2018.05.10.
결과에 연연해하지 않고, 과정에 집중하다보면, 우리는 우리가 바라던 것 이상을 이루기도 합니다. 고등학교 아이들과 서평쓰기 수업을 할 때였습니다. 사실 그리 친절한 수업도 아니었고, 제 욕심에 따라 했던 수업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아이들이 책을 읽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하면 좋겠다 싶었던 시간들이었어요. 수행평가를 마치고, 우연히 제가 있는 지역에 독서록 대회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서평을 쓴 김에 우리가 쓴 서평을 내보자하고 하게 된 거예요. 꽤 많은 아이들이 상을 받았던 것으로 기
'완벽하다'라는 단어는 얼마나 듣기 좋은 말인가요. 우리가 꿈꾸는 수업이 그대로 이루진다면 이런 말을 할 수 있을 겁니다. 누군가 내 수업을 보고 그런 말을 해준다면 기분이 날아갈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완벽한 수업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제 생각에 가장 중요한 것은 완벽한 학생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나를 가르쳐도 열을 안다는 것을 실감나게 하는 배움의 욕구가 충만하고 눈빛은 언제나 총총 단 한 번도 피곤한 모습 없이 늘 바르고 착한 그러면서도 다른 친구를 배려하고 나눌 줄 아는 그런 학생이요 그림책 <완벽한 아
수업의 방향이 변덕스럽지 않고 일관성이 있어야 교사와 학생이 혼란스럽지 않습니다. 교사는 수업에서 학생들과 함께 가고 싶은 하나의 목적지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수업이 여행이라면, 한 번에 가고자 하는 목적지가 여러 군데일 수 없습니다. 중간에 거칠 수 있는 장소는 있겠지만, 최종적으로 가야 하는 목적지는 하나여야 합니다. 중간에 거치는 곳들도 결국 최종 목적지를 위한 과정이 되면 좋습니다. 우리가 어디론가 떠날 때를, 그곳까지 가는 방법은 한 가지가 아닙니다. 수많은 길이 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곳으로 가는 목적에 맞는 가장
머튼은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논리의 렌즈만이 아니라 '둘 다'라는 역설의 렌즈로 삶을 바라보는 것 또한 얼마나 중요한지를 내게 가르쳐주었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닐스 보어가 말했듯이, "올바른 진술의 반대는 거짓 진술이다. 그러나 심오한 진리의 반대는 또 다른 심오한 진리다." 역설적으로 생각하기는 창조성의 열쇠다. 그것은 새로운 것을 향해 정신과 마음을 열어놓으면서, 갈라지는 생각들을 끌어안는 능력이다. 역설적으로 사는 것은 인격의 온전함에 이르는 열쇠다. 그것은 자기모순을 끌어안는 능력에 달려 있다. -모든 것의 가장자리
자신의 연약함을 발견하고 알아갈 때에만 우리는 공동체를 그리워하게 됩니다. 제가 꽤 괜찮은 교사라고 생각할 때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선배교사들에게 사랑받을 때에는 잘 몰랐습니다. 참 실수가 많았는데, 참 부족한 교사였는데, 그래도 웃으며 지낼 수 있었던 것은 좋은 선생님들이 곁에 있어서였습니다. 종종 그때가 그립습니다. 선배선생님들이 계셔서 마음 놓고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었거든요. 지금은 제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하는데, 잘 해내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이 있습니다. 연약함을 알기에 동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생활교육의 중심은 상과 벌을 주는데 있지 않습니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가르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결국은 '관계'에 대한 문제입니다. 심리학자인 아들러는 “인간의 고민은 전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고민이다.”라고 단언했습니다. 즉, 학생들에게 좋은 인간 관계를 맺고 유지하며, 그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경험하도록 해야 합니다. 전에는 관계에서 어떤 갈등도 없어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 사이에 갈등이 있으면, 그게 문제라고 생각했습니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고대 희랍인들은 시간을 크로노스(kronos)와 카이로스(kairos)라는 다른 개념으로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시간하면 거의 대부분 공통적으로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째깍째깍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벽시계입니다. 요즘은 디지털로 된 시계를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이렇게 우리가 시간하면 떠올리는 하루 24시간, 한 달, 일 년. 이런 물리적인 시간이 '크로노스(kronos)'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크로노스의 시간은 모두가 같습니다. 크로노스는 가만히 있어도 흘러가는 시간입니다. 객관적인 시간이라고 할 수 있
좋은교사수업코칭연구소 선생님들과 진행했던 예술감성연수에서 '공간'을 주제로 강의를 준비한 적이 있습니다. 공간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관악구의 동네 책방을 투어하는 하루 동안의 연수였습니다. 저는 연수를 통해 '공간'의 관점으로 세상과 가르침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교사로 살아 갈수록 더욱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교사가 열정을 가지고 홀로 공부하고 타인과 대화하며 준비한 시간은 좋은 가르침을 낳습니다. 좋은 가르침의 시간을 보내고 나면, 아이들보다 교사의 삶의 어디엔가는 흔적이 남게 되는 것 같습니다.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그것을
시대가 흐를수록 겉모양은 얼마든지 따라하거나, 흉내내는 것이 쉬워지고 있습니다. 자료들이 디지털화되면서 복사해서 붙여넣는 것은 쉬워지고, 인공지능도 점점 그것을 도와줄 수 있거든요. 네, 무엇이든 처음에는 따라하고 흉내내는 것이 배움이 시작입니다. 좋고 멋진 것들을 따라하는 것은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는 일 중 하나입니다. 저도 그렇게 수업을 배워나갔던 것 같습니다. 선배교사들의 수업과 그 결과물을 제 수업 안에서 펼쳐내는 것으로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당연한 배움의 방법이지만, 누가 만든 결과물을 따라하다보면 언젠가는 한계에 부딪칠
우리 모두는 살아오면서 각자의 삶을 통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생각의 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가족의 가치관과 문화적 배경에 영향을 받아 자신의 가치관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어떤 사람은 자유로움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기존의 전통과 규칙을 중요시하는 생각의 틀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프레임이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이다. 프레임은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과 우리가 짜는 계획, 우리가 행동하는 방식, 우리가 행동한 결과의 좋고 나쁨을 결
우리는 교사로 살아가며 많은 문제에 부딪칩니다. 어떤 때에는 그 어려움이 너무 크고 단단해서, 내가 해결할 수 없을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내가 마주한 문제를 피해 가거나, 때로는 그 앞에서 그저 주저 앉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어찌어찌 지나간 그 시간들이 지나면 이제는 좀 괜찮아진 줄 알았지만, 비슷한 어려움이 때때로 되돌아와 나를 다시 괴롭히기도 합니다. 이렇게, 모든 교사들이 겪는 각각의 문제들에 대한 답을 저는 파커 J. 파머가 쓴 <가르칠 수 있는 용기>에서 찾았습니다. "당신이 교직을 그토록 사랑한다면(사실 많은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하기 위해서 언어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 언어를 사용하는 방법이나 방식이 개개인마다 조금씩은 다릅니다. 제가 아는 한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꼭 존댓말을 씁니다. 한 명의 아이가 있어도 그렇게 하시더라고요. 잠시 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는데, 아이의 말에 대해 공감하는 눈짓과 손짓. 맞장구 치는 모습이 마음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그 분과 대화를 하고나면 이렇게 하는 것이 '존중하는 것이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아이들도 실제고 그렇게 고백하고요. 그래서 그 분과 대화하고 싶어하는 아이
우리가 서로에게 의미를 전달하고 소통하기 위해서는 언어라는 매개체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언어'라고 하면 보통 음성 언어나 문자 언어를 의미하지만, 언어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나의 생각과 느낌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언어를 쓰면서도 오해가 생긴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수업시간에도 나는 분명 이런 A라는 의미와 의도로 설명했는데, 어떤 아이 B로 어떤 아이는 C로 알아 듣곤 하죠. 그래서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곤 합니다. 교직 경력이 16년차인데 아직도 일상에서든 수업에서든 그런 일이 많습니다. 작
교사는 말로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입니다. 때와 상황, 아이에게 맞는 적절한 말은 아이에게 힘이 되는 것을 종종 느낍니다. 국어교사로서는 아이들이 쓴 글을 보고 종종 감탄하게 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제 마음에서 우러난 "글에서 이 부분이 참 좋은데?"라는 격려 한 마디가 아이가 글을 쓰는 힘이 될 때도 종종 있더군요. 교사들은 가르치는 학생 뿐 아니라 수많은 관계의 사람들을 만납니다. 학교의 리더십, 동료와 선후배 교사, 제자, 학부모. 그래서 교사들은 다양한 관계와 상황 속에서 '지금은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까?'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윤동주, 자화상(自畵像) 중에서 가만가만, 제가 교사로서 살아온 15년의 삶을 들여다봅니다. 마음의 우물을 들여다보면, 잘하는 교사이고 싶었고, 제 것이 아닌 것도 탐냈던 삶이었음을 깨닫곤 합니다. 잘하는 선생님들을 부러워하며 따라하기도 했고, 따라가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좋은 선생님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그렇지만, 나만의 우물에 빠져서 자주 허우적댄 것도 사실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제 자신이 교사로서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약속에는 자신이 없어집니